[저출산-고령화 대책 시안발표]부처별 기존대책 총집합

  • 입력 2006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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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하면서 크게 △출산 및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기반 조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3개 분야를 동시에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0년에는 합계출산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1.6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구상에 따라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화 지원대상을 중산층 이상까지 확대하고 국민의 인식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했다. 고용안정과 사회적 일자리 확충, 공교육 정상화, 양극화 해소, 주택시장 안정대책 등은 이번 계획과 별도로 각 특별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양육에 좋은 환경 만들기=1차 계획에 투자되는 재원은 총 32조746억 원. 이 중 영유아 보육·교육비 지원에만 10조5719억 원이 투입된다. 그만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4세 이하 영유아의 보육·교육비 지원을 중산층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2010년에는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의 130% 이내에 드는 가정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여성들에게 일과 가정생활이 양립할 수 있도록 육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2005년 현재 1352곳에서 2010년 27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육아휴직 요건도 완화해 2008년부터 태어나는 아이에 대해 만 3세 미만이면 언제든지 육아휴가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아이가 1세 미만일 때에만 휴직할 수 있다.

사교육비 경감 차원에서 방과 후 학교가 2010년까지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저소득층 아이에게는 비영리 민간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무료쿠폰)’가 지급된다.

‘사회적 가정’인 입양 활성화 방안도 마련됐다. 18세 미만의 아동을 입양할 경우 매달 10만 원의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입양수속에 따른 수수료(1인당 200만 원)도 정부가 지원한다.

▽출산에 유리한 환경 만들기=다자녀 가구에 대해 ‘국민연금 출산크레디트’ 제도가 도입된다. 2명 이상 자녀를 낳을 경우 둘째에 대해 1년, 셋째에 대해서는 1년 6개월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와 함께 3자녀 이상 무주택 가정을 국민주택 특별공급대상에 포함시키고 국민임대주택 청약 시 2자녀 이상 가정에 대해 가점을 부여키로 했다.

중소기업 여성근로자가 출산전후 휴가를 낼 경우 90일분의 임금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2008년부터는 배우자가 출산하면 남성근로자에게 3일간의 무급 출산휴가를 주는 ‘아버지 출산휴가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에게는 ‘출산 후 계속고용 지원금’을, 출산으로 인해 일을 중단한 여성근로자에게는 ‘출산여성 재취업 장려금’을 주는 방안도 마련된다.

▽한계와 전망=정부 산하 국책기관의 한 연구원은 이번 방안에 대해 “기존의 저출산 정책과 다른 점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저출산을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여성의 일과 가정 병행 환경 조성’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에서는 여전히 여성차별이 심한데 이에 대한 개선책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 연구원은 “이런 방식으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2020년까지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6명 도달’이란 목표도 공허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목표치의 근거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했다. 단지 “목표치일 뿐”이라는 원론적 대답만 반복했다.

이번 시안 중 일부는 아직 여물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이란 비판도 있다.

정부는 고령사회 대책의 일환으로 기업 내 연령차별 금지를 법제화하고 2010년 이후 정년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2010년까지 검토한 뒤 도입 여부를 그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기업의 정년 연장 여부를 정부가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기업마다 정년 규정이 있지만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면서 사문화됐기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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