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분 3.0%를 토대로 최대 3000억 원을 투자할 컨소시엄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돌연 발표를 취소했다. 2일과 7일에 이어 세 번째 연기다.
조합 측과의 연대를 기대했던 일부 컨소시엄들은 그 배경을 파악하는 등 돌발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수전에 참여한 각 컨소시엄은 9일 낮 12시 본입찰 마감까지 투자자와 투자액을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제출해야 한다.
최대 5조 원이 될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알짜 계열사까지 매각했던 일부 컨소시엄에 대해 우리사주조합이 3000억 원을 투자한다면 적지 않은 돈이다. 게다가 조합과의 연대는 대우건설 인수 후 발생할 노사갈등 소지를 줄일 수 있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달 조합 측에 ‘인수 후 대우건설 경영 계획’ 등을 브리핑했던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사주조합의 투자를 전제로 본입찰 서류를 꾸몄는데 상황이 복잡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사주조합이 막판 ‘몸값 높이기’로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당초 투자하려던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투자처를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본입찰 마감 직전인 9일 오전 투자처를 결정할지는 미지수.
여기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9일 본입찰 마감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세부기준을 다시 마련한다고 밝히자 그동안 조용했던 대우건설 노조가 불공정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대우건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8일 성명을 내고 “자산관리공사의 결정은 각 업체의 입찰 내용을 보고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기준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산관리공사가 본입찰 전에 기준을 밝히지 않으면 법원에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다고 압박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5개 컨소시엄 대표업체 | |||||
| 금호아시아나 | 두산 | 삼환기업 | 유진 | 프라임 |
매출액(단위: 원, 지난해 기준) | 10조9000억 | 11조5000억 | 1조2000억 | 9000억 | 5000억 |
교섭 중인 투자자 | 사학연금 외국계 은행 | 두산중공업 두산산업개발 | 외환은행 골드만삭스 | 신한은행 하나 은행 | 농협 우리은행 |
각 업체가 주장하는 장점 | 기존 대형 건설업체로서 대우건설 인수 시 시너지 극대화 | 대우정밀기계 등 이전에 범 대우 계열사 인수 경험 | 중견 건설업체로 꾸준히 사업 영역 개척 | 레미콘 업계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건설수직계열화 가능 | 다양한 건설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대우건설 인수 시 시너지 극대화 |
업체 순서는 가나다 순. 자료: 각 업체 |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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