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뿐이에요.” “맞습니다. 무역업체 사장들은 열정은 넘쳐도 홍보나 바이어를 관리하는 데서 고정관념에 빠질 때가 많아요. 조금만 바꿔도 실적을 크게 높일 수 있는데….”
8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 본사에서 ‘무역 베테랑’ 2명이
만났다. KOTRA 송성수 감사실장과 KOTRA 출신 홍재화 필맥
스 사장. 두 사람은 각각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박람회와 무역실무에 관한 책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송 실장은 30년 동안 해외박람회 등 종합전시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시산업 전문가. 또 홍 사장은 1995년 사업가로 변신해 현재 유럽과 미국에 ‘발가락 양말’을 수출하고 있다.
이들은 “무역업체라면 누구나 따를 것으로 생각되는 당연한 것조차 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면서 “잘나가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이런 차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역 전문가들의 눈에 비친 ‘국내 수출업체들에 부족한 2%’는 무엇일까.
○홈페이지는 5초 안에 떠야
홍 사장이 ‘홈페이지에 관한 오해’라며 먼저 운을 뗐다.
그는 “한국처럼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나라가 없다”면서 “바이어들은 원하는 상품을 찾을 때 먼저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5초 안에 홈페이지 화면이 뜨지 않으면 실패”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자사(自社) 홈페이지가 상위에 오를 수 있도록 검색엔진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발가락 양말’이라는 뜻의 영어 ‘toe socks’를 치면 수백 개의 사이트가 뜨는데 눈에 띄는 곳에 보이도록 홈페이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
홍 사장은 “홈페이지의 타이틀이나 키워드를 다양하게 입력해 비슷한 단어만 쳐도 검색엔진에 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대개 홈페이지를 주문제작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박람회는 사후관리가 60%
홈페이지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마케팅이라면 박람회는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므로 더 효율적이다. 그러나 같은 박람회라도 사전 준비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
송 실장은 “박람회 참가업체들은 현장에서 상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접촉하고 싶은 바이어 리스트를 만들어 한국에서부터 미리 연락을 해 놓고 가야 계약을 따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박람회 부스를 꾸미는 데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국이나 중국, 인도 업체들의 부스는 대개 좁은 공간에 많은 제품을 전시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들의 부스는 제품보다 전체 이미지에 신경을 쓴다는 게 송 실장의 설명.
그는 “미국과 독일 바이어는 어두운 색이나 단색 계통을, 남유럽이나 북유럽은 화려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며 “타깃 바이어에 따라 조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람회에서 주문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일단 관심을 보인 바이어라면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홍 사장은 “박람회 사전 준비가 40이라면 사후관리는 60”이라며 “박람회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 주면서 계속 관계를 이어 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또 그는 “매주 한 번 이상은 KOTRA 등 수출지원기관의 제품 및 지역담당자를 직접 만나 끊임없이 괴롭혀야 한다”고도 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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