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IT두뇌 극진한 모시기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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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연구원들을 왕(王)으로 모셔라.’

9일 낮 서울 금천구 가산동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연구소 구내식당.

직원 2500명이 점심식사를 하는 식당 군데군데에 가무잡잡한 피부의 인도 연구원이 눈에 띄었다.

여느 한국인 직원들의 식판에 된장국과 시금치나물 등이 놓인 것과 달리 이들 인도 연구원은 인도식 치킨 카레와 만두, 인도 빵 등을 먹고 있었다. 몇몇은 젓가락 대신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기도 했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일하는 인도 연구원 200여 명을 위해 올해부터 인도식 점심 메뉴를 특별 제공하고 있다. 매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인도 음식점에서 배달되는 식단이다.

10개월 전 한국에 왔다는 아미트 카포르(29) 연구원은 “이국땅인 한국에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어 회사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LG전자는 또 연구소 인근에 30평형대 아파트 30여 채를 마련해 이들에게 무료로 숙소도 내주고 있다.

이처럼 인도 연구원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는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떠오르는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

연구원 중 절반 이상이 석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 전문 인력으로 이 회사가 인도에 수출하는 휴대전화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뛰어난 이들의 활약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에 휴대전화 450만 대를 판매했다.

인도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작년 말 현재 7530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7% 증가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가 인도에 휴대전화 공장을 건립했으며 모토로라도 1억 달러(950억 원)를 들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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