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부산 대구 등 일부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양 부진 현상이 일어났으나 최근에는 서울 강북권 및 경기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한 불황에다 5·31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부 여당 내 불협화음 등으로 불확실성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올해 상반기 분양, 3분의 1로 줄어
부동산 정보업체인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이 당초 올해 상반기(1∼6월) 전국에서 분양하기로 계획했던 아파트는 총 22만1084채. 하지만 실제로 분양됐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목표의 35.9%인 7만9400채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를 포함해 7만7564채가 분양될 계획이었지만 33.3% 수준인 2만5799채를 선보이는 데 그쳤다. 그나마 서울은 당초 목표 7844채의 절반 이상인 4108채가 분양됐다.
올해 초부터 불황이었던 지방은 당초 상반기 분양 목표 13만5676채 가운데 36.5%인 4만9493채만 분양됐다.
○ 내놔도 잘 안 팔린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렵게 분양 시장에 내놓은 아파트가 계약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시장에 물건을 내놨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구경만 하고 사지 않는 격이다.
지난달부터 D사 등이 울산 태화강변 일대에 잇달아 선보인 고층 주상복합아파트는 업체들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30% 안팎의 계약률에 그쳤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근처로, 지난해부터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대전 충남 일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선보인 R주상복합아파트는 3·30 부동산 대책으로 6억 원 이상 아파트의 담보대출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자 당초 분양가보다 2억 원까지 값을 내려 팔고 있지만 모델하우스는 여전히 한산하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지난해만 해도 사전 예약자 10명 중 4명은 계약을 했지만 요즘에는 2명도 채 계약을 하지 않는다”며 “하반기에도 별다른 호재가 없는 만큼 분양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올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 현황(단위 채) | ||
| 당초계획 | 실제분양(당초계획대비비율) |
전국 | 22만1084 | 7만9400(35.9%) |
수도권(서울포함) | 7만7564 | 2만5799(33.3%) |
서울 | 7844 | 4108(52.4%) |
지방 | 13만5676 | 4만9493(36.5%) |
자료: 내집마련정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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