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표준 정비요금 과표’ 3각 갈등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5분


차량 정비업체가 보험사에서 받는 표준요금을 공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정한 차량 정비요금을 조사해 공표했지만 올해는 정비요금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이 제도의 개선을 주장하는 보험업계와 존속을 요구하는 정비업계가 정면 대치하고 있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정부가 정비요금을 공표하지 않으면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보험사 대신 차 주인에게 정비요금을 청구하겠다고 20일 밝혀 이 문제는 대다수 차량 소유자의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연합회 측은 23일 오후 1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회원 1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할 작정이다.

건교부는 “지난해 관계 부처회의에서 한 차례 시행한 뒤 개선안을 논의하기로 했던 사안”이라며 올해 정비요금을 새로 공표하지 않고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연합회 측은 건교부가 이 제도를 폐지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래호 연합회 정책기획실장은 “공표제도가 폐지되면 정비요금을 보험사 대신 자동차 주인에게 직접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상준 대한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부 팀장은 “2000년에서 2005년 새 차량 등록 대수는 27.7% 늘어났지만 정비업체 수는 42.6% 늘었다”면서 “정비요금 공표제도는 과잉 상태인 정비업체만을 정부가 보호해 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교부의 의뢰로 이 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소규모 정비업체의 협상력이 보험사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표제도는 시장 경쟁원리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단기적으론 ‘자동차 보험정비수가 분쟁심의회’를 구성해 분쟁을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정비업체들이 대형화, 네트워크화해서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