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자금의 용처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연 전 사장과 이정훈 전 자산관리공사 자산유동화부장, 김유성 전 대한생명 감사를 21일 오전 8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체포함과 동시에 이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2001, 2002년 산업은행이 자산관리공사와 기업구조조정회사를 통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옛 기아중공업)의 부채 997억 원 가운데 202억 원을 탕감해주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동훈(구속 기소)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에게서 수천만~억원 대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1997~1998년 산업은행에서 997억 원짜리 위아 채권을 매입한 자산관리공사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현금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이 채권을 되팔 필요가 없었지만 2002년 3월 이 채권을 산업은행에 다시 팔았다.
검찰은 연 전 사장 등이 김 전 대표에게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뒤 부채탕감 비리로 구속 기소된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 등과 공모해 위아의 채권을 산업은행에 되판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연 전 사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22일 오후 늦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위아 등의 부채탕감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나 예금보험공사, 하나은행,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이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21일 오후 감사원에서 10여 박스 분량의 감사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번 주 세부 수사 계획을 정한 뒤 다음 주부터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핵심 인물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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