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선정…건설업계 1위로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01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매물(賣物)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재계 순위 11위에서 8위로 도약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가격, 비(非)가격, 감점 부문을 더한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채권단 지분(72.1%) 인수가격으로 6조6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거쳐 9월 말까지 매각을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밀어주기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 매각 완료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합병하지 않고 ‘대우’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며 대우건설 노조가 우려하는 인력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자위는 금호 측이 인수를 포기할 때를 대비해 차순위협상대상자로 프라임그룹을 선정했다.

○ 자산 총액 18조9600억 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되면 재계는 물론 건설업계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우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산총액이 18조9600억 원으로 늘면서 재계 순위(자산총액 기준) 11위에서 8위로 올라 창사 60년 만에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한다.

또 기존 금호산업에다 대우건설을 더하면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을 제치고 건설업계 1위가 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대우건설 5조756억 원(업계 2위), 금호산업 건설부문 1조2414억 원으로 매출액을 더하면 6조3170억 원이 돼 업계 1위가 된다.

○ 당분간 대우건설 이름 유지될 듯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아파트는 당분간 계속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금호산업을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우건설 인수 이후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자산총액은 5조9780억 원으로 금호 내 1위인 아시아나항공(3조7271억 원)보다 2조 원 이상 많아 섣부른 합병은 조직 간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대우건설이 국내외에 잔여 공사 일감 18조4724억 원어치(지난해 말 기준)를 갖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 대우건설 노조, “금호아시아나 인수 반대”

자산관리공사는 그동안 불거졌던 금호아시아나 밀어주기 의혹을 일축했다. 자산관리공사 김대진 이사는 “입찰자에게 매각 관련 내용을 최대한 공개하고 ‘구조조정 기업 매각 기본 방향’을 공표하는 등 과거 인수합병에서는 유례가 없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특혜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 이번 결정은 무효라며 다음 달부터 실시될 정밀실사를 저지하기로 했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매각 중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과 연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재선정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조5279억…5배 육박하는 ‘대박’ 터뜨려▼

대우건설 매각으로 자산관리공사(캠코)는 공적자금 투입액보다 4조5000억 원 이상을 더 회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6조6000억 원은 대우건설 전체 채권단 지분 72.1%를 인수하는 대가.

캠코의 대우건설 지분(44.4%)을 감안하면 캠코의 몫은 4조643억 원이다. 금호 컨소시엄이 대우건설에 대한 정밀 실사를 한 뒤 본 계약을 맺을 때 인수가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캠코가 이미 회수한 공적자금 9615억 원과 대우건설 채권 잔액 4200억 원을 더하면 총회수금액은 5조4458억 원이 된다.

채권단을 통해 대우건설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9179억 원(2004년 8월 공적자금관리백서 기준).

따라서 캠코는 대우건설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5배에 육박하는 4조5279억 원을 추가로 남기는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