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세청장은 인사 적체 해소 위해 용퇴”

  • 입력 2006년 6월 28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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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조만간 이주성 국세청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국세청장은 차관급이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기 때문에 후임자가 정식 임명될 때까지는 국세청은 차장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청와대는 이 청장의 돌연한 사퇴 배경을 놓고 '청와대 인사갈등설' '여당 선거참패 책임설' '청와대 민정팀 내사설' 등 각종 관측들이 무성한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하며 "후진을 위해 용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27일 오후 6시경 보도자료를 통해 사퇴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날 오후 4시께 박남춘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 "1년반 가까이 청장직을 맡아 일했고, 역점추진 업무가 대체로 마무리됐고, 후배들의 인사적체를 해소해주기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퇴를 위한 공식절차는 어제 오후 인사수석을 통해 전화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공식입장 표명에 앞서 며칠전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간접적으로 청와대측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수일전에 이 청장이 용퇴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청와대와 측근 인사들에게 이런 뜻을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의 사의 표명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등 여당 지도부로부터 5·3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사퇴를 종용받은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청장이 왜 선거패배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지방선거와 관련한 문책인사는 없다는 게 기왕에 밝혔던 임명권자의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청장의 부동산 명의신탁 등 투기 의혹설이나 개인 비위와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며, 그 같은 의혹설도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 청장을 둘러싼 '루머'들에 대해 '사실 점검' 작업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사'라고 부를 단계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았고, 이 청장이 사퇴결심을 할 정도로 '확인된 비리'는 없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세청 인사가 다른 부처에 비해서 많이 밀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청장에 밝힌대로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용퇴 결단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여권내에서는 최근 지방국세청장 인선과정에서 치열한 내부인사 경합, 상급 부처인 재경부와의 이견 등이 빚어졌고, 그 부담을 털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 문제가 사퇴 결심의 큰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국계 투기자본 과세를 둘러싼 한덕수 경제부총리와의 불화설 등 재경부와의 갈등설도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 청장의 사퇴가 7월초로 예상되고 있는 개각과도 연관이 있느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개각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차관급 사표와 개각이 무슨 연관이 있느냐"며 "개각과는 전혀 무관한 개인적인 사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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