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관계자는 28일 “26일 식중독 환자의 가검물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직후 식자재 납품업체인 경기 A사가 사용 중인 지하수를 채취해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취한 지하수 일부를 질병관리본부에도 전달했다”며 “질병관리본부도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사가 사용한 지하수를 직접 채취해 조사를 벌여 온 질병관리본부 측은 “검사에서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며 “CJ가 무슨 의도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오대규 질병관리본부장은 “지하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앞으로 조사를 더 벌여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바이러스는 나오지 않았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양병국 전염병관리팀장도 “지하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조사 결과를 CJ 측에 통보할 수 있겠느냐”며 “CJ가 왜 그런 헛소문을 퍼뜨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문제가 된 A사의 지하수를 한 차례 더 수거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CJ는 “지하수는 날씨에 따라 수질이 크게 달라진다”며 “문제가 된 채소를 세척할 당시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같은 조건 아래에서 지하수를 다시 채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보건당국은 2차 지하수 검사에서도 노로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으면 환자 대변과 음식 재료에 대한 검사 결과와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 식중독 사고의 원인물질을 추정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설령 2차 조사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한다고 해도 이 바이러스가 CJ푸드시스템이 제공한 채소에 묻어 환자에게까지 전달된 경로를 역추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보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급식 대란을 초래한 원인균 규명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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