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덜컹거리는 출발…모든 경유차량에 상용화

  • 입력 2006년 7월 1일 03시 12분


코멘트
한국에서도 석유대체연료 사업이 본격화된다.

1일부터 전국에서 바이오디젤을 섞은 경유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상용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든 경유차량 운전자들은 바이오디젤 혼합경유를 쓰게 된다.

○ 콩기름 등 원료 친환경연료

바이오디젤은 콩, 유채꽃 등 식물성기름을 원료로 해서 만든 친환경연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이미 10여 년 전부터 바이오디젤이 보급됐다.

국내에선 2002년부터 정부 주도로 시범사업을 벌여 왔다. 전남북과 수도권 일부 주유소 334곳에서 경유에 바이오디젤 20%를 섞은 BD20을 공급했다.

산업자원부는 2011년까지 1차 에너지(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5%를 신재생(대체)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3월 국내 정유사들과 바이오디젤 상용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중소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0.5% 섞은 바이오디젤 혼합유(BD5)를 1일부터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판매한다. 기간은 2년이다.

○ 비율 축소에 환경단체 거센 반발

산자부는 “석유대체연료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바이오디젤 원액 혼합비율이 낮아 환경개선 효과가 의문시된다. 0.5%라면 사실상 첨가제 수준이다. 선진국에선 버스나 트럭은 20∼30%, 일반 경유차량은 3∼5%의 바이오디젤을 섞은 경유를 사용한다.

국내 정유사들이 품질 문제를 들어 비율 축소를 주장해 0.5%로 결정됐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바이오디젤 보급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의 김혜정 사무총장은 “정부는 그동안 시범사업을 벌이던 BD20의 사용을 자가 정비·저장 시설을 갖춘 사업장의 버스나 트럭에만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일반 소비자의 BD20 사용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사에 바이오디젤 공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바이오디젤 제조업체들은 BD20 사용제한으로 판로가 막혔다며 반발하고 있다.

○ 경유차량 소비자들 찜찜

선택의 자유 없이 무조건 바이오디젤 혼합유를 써야 하는 경유차량 소비자들도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디젤차를 운전하는 회사원 김정호 씨는 “매일 쓰는 기름이 아니라 다른 게 섞인 기름을 내 차에 사용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디젤은 겨울에 얼기 쉽고 식물성이라 엔진 부품을 부식시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다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못 진다는 태도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연료에 문제가 있어 엔진 계통 등에 이상이 생긴다면 제조회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방침이 있다”고 밝혔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