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재학 중 '밥터디(밥+Study)'를 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나홀로 서울족(族)'이 됐다.
'밥터디'는 정기적으로 만나 밥을 먹으면서 서로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정보를 나누는 모임. '나홀로 서울족'은 취업을 위해 홀로 지방에서 상경해 자취하는 취업준비생을 말한다.
이는 올해 상반기(1~6월) 취업시장에서 새로 등장한 유행어의 일부다.
3일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에 따르면 올해에도 어김없이 취업시장과 직장 풍토를 반영한 신조어(新造語)들이 생겼다.
취업자들의 관심은 역시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예전에 나왔던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에 이어 이젠 '이구백(이십대 90%가 백수)'이라는 자조(自嘲)적인 신조어가 새롭게 등장할 정도다.
'십대들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십장생'은 대학생들에게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현 씨는 "예전과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만나면 취업 얘기만 한다"며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20대들 사이에 취업에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며 "취업 예비세대인 대학교 1,2학년들도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취업준비에 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취업 필수요소도 바뀌고 있다. 학벌과 학점, 토익점수 등 '취업기초 3종 세트'가 아르바이트, 공모전, 봉사활동, 자격증, 인턴 등 '열린 취업 5종 세트'로 바뀌었다.
이는 학력과 나이제한 등을 폐지하고 열린 채용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직장 문화의 변화를 반영한 신조어들도 많다.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나타난 '척추 월요병'이란 신조어가 대표적이다. 이는 과다한 업무량에 매일 밤늦게 퇴근하던 직장인들이 주말이면 누워 지내는 등 잘못된 자세로 쉬면서 월요일에 느끼는 허리통증을 일컫는다.
메신저 사용이 정착됨에 따라 사무실 내 대화가 줄어든 현상을 의미하는 '조용한 사무실'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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