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터 잘하겠습니다.”
부자지간인 신세계 정재은(67) 명예회장과 정용진(38) 부사장이 3일 각각 다른 장소에서 회사 비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 본점 10층 문화홀에서 임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유통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강연에서 “할인점 국내 1위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월마트 까르푸 등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미래형 점포와 ‘T자형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자형 성장은 백화점-대형마트(옛 할인점)-명품 아웃렛 등으로 이어지는 유통 업태의 폭 확대와 함께 대형 마트인 이마트의 중국 시장 공략 강화를 뜻한다.
정 명예회장은 “전자태그(RFID) 등 미래형 점포는 남들이 만든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전담 조직을 구성해 실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명예회장의 강연 직후 정 부사장은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나부터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와 가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상속과 그에 따른 세금 문제 등은 어머니(이명희 신세계 회장)가 알아서 할 문제”라며 “당분간 나에게 일이 맡겨질 때를 대비해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최근 인수한 월마트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아직 안 떨어져 별개 회사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 외에 추가로 진행 중인 인수합병(M&A)은 없다”고 밝혔다.
대형 마트 확장에 따른 중소 상인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유통업 기반이 탄탄해야 제조업도 잘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부작용이 일부 있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인터넷 등에 떠돌고 있는 모 연예인과의 결혼설에 대해서는 “결혼 실패 후 방황하는 모습 때문에 비롯된 오해로 보인다”고 해명한 뒤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원인인 것 같아 빨리 ‘짝’을 찾고 싶다”고 털어놨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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