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하나금융그룹이 중국 지방 은행 인수 의지를 밝혔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일 중국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시 지린대에서 열린 ‘하나금융전문과정’ 개강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2008년까지 중국 동북 3성의 지방 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국의 주요 은행은 워낙 규모가 커 인수가 벅차지만 지방 은행은 다르다”며 “지방 은행 정리가 시작되면 대대적인 인수합병(M&A)이 이뤄지고 이는 국내 은행이 중국에 진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북 3성은 인구가 많고 지리적으로도 한반도와 가까워 통일이 된다면 더욱 발전할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동북 3성은 중국 동북지역의 지린 성 랴오닝(遼寧) 성 헤이룽장(黑龍江) 성 등 3성을 일컫는 말로 인구는 2004년 말 현재 1억595만 명(중국 전체의 8.3%)이다.
김 회장은 “만약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했더라면 외환은행 지점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한 뒤 “외환은행 인수비용 3조5000억 원을 자체 성장을 위한 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설된 하나금융전문과정은 하나금융그룹이 동북 3성의 금융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고려대 지린대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4주 과정의 프로그램으로 중국 진출을 노린 현지 토착화 전략의 하나다.
창춘=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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