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년퇴직자 재고용 급증…고급기술-일자리 확보 ‘윈윈’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정년퇴직하는 기능직 사원 1300명 가운데 700명을 다시 고용하기로 했다.

또 사무직과 기술직 사원 400명도 본인이 희망하고 건강이나 근무 태도에 큰 문제가 없으면 다시 입사시킬 예정이다.

이시카와(石川) 현 가나자와(金澤) 시에 있는 섬유기계 제조업체인 쓰다고마공업은 앞으로 3년간 정년을 맞는 사원 100명에 대해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하기로 했다. 급료는 퇴직 직전의 40% 수준으로 결정했다.

60세 정년이 일반화된 일본에서 최근 기업이 퇴직자를 종전보다 싼 임금으로 재고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년이 65세 미만인 기업에 대해 △정년 폐지 △정년 연장 △재고용제도 도입 가운데 하나를 통해 퇴직자들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토록 의무화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이 4월 1일부터 시행됐기 때문.

비록 의무사항이라고 하지만 재고용제도에 대해서만은 기업도 부담이라기보다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2002년 2월 이후 시작된 경기상승 국면이 전후(戰後) 두 번째로 길게 이어지면서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 공공직업소개소에서는 구인자 수가 구직자 수를 웃도는 현상이 올해 들어 6개월째 계속되고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고도성장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1947∼1949년 출생)가 내년부터 무더기로 퇴직할 예정이어서 일본 기업은 심각한 ‘인력 및 기술 공백 사태’를 걱정하고 있던 터다.

이런 처지의 일본 기업에 재고용제도는 정년 폐지나 연장과 달리 인건비 부담도 크지 않아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수단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NTT와 NEC 등 126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재고용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전체의 93.6%를 차지했다.

재고용된 퇴직자들의 임금 수준은 퇴직 직전과 비교할 때 50∼70%가 가장 많아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이어 30∼50%가 31.7%로 뒤를 이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