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의 초대]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곽태선사장

  • 입력 2006년 7월 4일 03시 12분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곽태선 사장은 “배당주 펀드는 여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리스크를 줄이며 적절한 수익을 노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영한 기자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곽태선 사장은 “배당주 펀드는 여유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큰 욕심을 부리지 말고 리스크를 줄이며 적절한 수익을 노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영한 기자
《올해 펀드 수익률 상위권 목록은 지난해와 영 딴판이다.

불과 반 년 전에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의 이름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고배당 주식형 펀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은 ―10.8%로 247개 주식형 펀드의 평균(―10.0%)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곽태선 사장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지난해 한때 3개월 수익률이 100%를 넘었던 것은 소가 뒷걸음질치다 쥐를 잡은 결과와 같다”며 “운용 목표와 달리 투자자들이 가졌던 지나친 기대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가 떨어진 지금이 투자 적기”

배당주 펀드는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보통 배당성향(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 꾸준한 기업은 실적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 주가 변동이 크지 않다. 매년 지급되는 배당금도 배당주 펀드의 수익에 포함된다. 배당주 펀드가 성장형 펀드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으로 분류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배당을 많이 하는 중소형주가 크게 올라 펀드 수익률이 치솟았다. 올해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도 중소형주의 급격한 하락 때문. 고배당 주식형 펀드에 편입된 종목의 60∼70%는 고배당 중소형주다.

곽 사장은 “본래 시중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지만 한번 생긴 오해를 없애기가 쉽지 않았다”며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소문을 좇아 들어왔다가 올해 초 급하게 빠져나간 자금은 처음부터 배당주 펀드에는 맞지 않았던 돈”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주 펀드는 올해 초 대량 환매(중도 인출)됐지만 증시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 시가(時價) 기준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곽 사장은 “배당주 펀드는 최소한 3년 정도 투자해야 목표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 가졌던 계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냉정한 기준을 세우고 투자를 시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어떤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감정에 휩쓸려 버리기 쉽죠. 이럴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처음의 목표와 계획을 따로 기록해 두세요. 장기 투자에 도움이 될 겁니다.”

○“멀티 매니저 펀드 나온다”

설립 7년째를 맞은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공모 펀드는 10개뿐이다. 지난해 펀드 열풍으로 새 펀드가 수없이 만들어졌지만 이 회사는 2년이 넘도록 신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사이 선보일 새 상품인 ‘멀티 매니저 해외펀드’는 아직 국내에 없는 새로운 구조의 펀드.

멀티 매니저 펀드는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미국 세이인베스트먼트의 대표 상품이다. 이름 그대로 여러 명의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맡는다. 주식과 채권, 아시아와 유럽 등 투자 대상과 지역별로 가장 성적이 좋은 매니저를 선정해 운용을 맡긴다.

“아주 작은 차이라도 더 나은 것을 골라야 합니다. 연 수익률 0.1%포인트는 장기 투자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새로운 상품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들에게 자금을 분산해 맡길 수 있는 펀드가 될 것입니다.”

곽 사장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는 부담스럽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평가가 어떻게 달라지든 처음 그대로 확실한 색깔을 잃지 않는 소수의 펀드들만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