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일자리’ 절반 줄었다

각종 정부 규제로 기업투자가 줄면서 급여가 많은 ‘괜찮은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고용여건이 개선됐다’는 정부 통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체감경기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괜찮은 일자리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새로 창출된 ‘괜찮은 일자리’ 수는 총 14만 개로 2004년 30만 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밝혔다.

‘괜찮은 일자리’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정의에 따라 ‘전체 업종의 월평균 임금 수준을 웃도는 산업 부문에서 창출되는 일자리’ 수를 기준으로 추산됐다.

금융, 보험,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이에 해당된다.

보고서는 “올해 5월 실업률이 3.2%에 머물고 취업자 수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만 명 늘어나는 등 고용 통계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새로 생기는 ‘괜찮은 일자리’가 크게 줄고 있어 고용의 질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괜찮은 일자리가 줄면서 자발적으로 취업을 미루는 취업준비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1∼3월) ‘취업 준비 비경제 활동인구’는 약 49만 명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보고서는 ‘괜찮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원인으로 지나친 정부 규제로 인한 기업의 투자 부진을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경기 순환 주기가 짧아져 기업들이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특히 국내 기업에 대해 과잉 규제하는 경제정책 탓에 기업들이 해외투자로 돌아서는 것도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