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지분 9.9%를 보유한 ‘기업사냥꾼’ 커크 커코리언 씨가 최근 르노와 닛산이 GM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방안을 공론화하면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본보 3일자 B2면 참조
이런 가운데 기업 간 인수합병(M&A) 보도에서 권위 있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과거 자동차회사 간 제휴관계의 성과물을 놓고 볼 때 3사 간 제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8년 독일의 자존심인 다임러벤츠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합병을 선언했을 때 기대는 높았다. 양사가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자동차회사로 탈바꿈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합병을 하자마자 두 회사 간 내부 갈등이 깊어지면서 수익성은 계속 악화됐다. 합병을 주도한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은 ‘무분별한 해외 제휴’로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결국 물러나야 했다. 최근 들어서야 양사 간 합병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시가총액은 합병 당시에 비해 420억 달러나 적다.
GM과 이탈리아의 피아트 간 자본제휴도 대표적인 실패 사례. GM은 결국 지난해 20억 달러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야 제휴관계를 청산했다.
한편 GM-르노-닛산의 자본제휴 방안과 관련해서는 르노와 닛산이 무엇보다 적극적이다. 두 회사는 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GM이 (자본제휴와 관련해) 공식 제안을 해 오면 GM과 예비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GM은 “커코리언 씨가 제안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할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는 3사 간 제휴가 본격화되면 리처드 왜거너 GM 회장의 영향력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대신 르노와 닛산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 사장의 영향력 강화가 예상된다. 커코리언 씨도 곤 사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왜거너 회장은 대규모 명예퇴직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해 왔다.
기대에 못 미친 자동차회사 제휴 사례 | ||
제휴 내용 | 제휴 연도 | 결과 |
BMW의 영국 로버 인수 | 1994년 | -BMW가 수십억 달러 손실 떠안게 됨 -BMW 최고경영자 사퇴하고, 1999년 로버 매각 |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 합병 | 1998년 | -양사 간 끊임없는 마찰 발생 -벤츠사는 품질문제에 봉착했고 주가 하락함 -그러나 앞으로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됨 |
GM과 피아트의 자본 제휴 | 2000년 | -당초 기대했던 제휴효과가 나타나지 않음 -GM은 2005년에 20억 달러 지불하고 제휴관계 청산 |
자료:월스트리트저널 |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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