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 관계자는 "5일 기업은행에서 만기 도래한 17억8000만 원을 6일까지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가 발생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말에도 63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던 VK는 최근 협력업체 및 채권단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던 중 결국 최종 부도를 맞게 됐다.
VK는 법정관리, 화의신청, 매각 등을 통해 회생을 모색할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철상 사장이 운동권 동료들과 1997년 세운 VK는 휴대전화 배터리 업체로 출발했다가 2002년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업종을 바꿨다.
이 회사는 유럽통화방식(GSM) 시장에서 저가(低價) 단말기로 승부해 2004년에는 12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원화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의 직접적 타격을 입은 데다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세계 메이저 휴대전화 업체들의 저가 마케팅 공세에 밀려 경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649억 원의 적자를 낸 이후 줄곧 현금 유동성이 원활하지 못했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날 VK를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VK의 주권 매매는 11일까지 3거래일간 정지된다.
VK는 올해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37억 원을 조달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부도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물량을 처분하면서 현재 VK 지분의 87%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주식을 마지막으로 정리 매매할 수 있는 12일부터 21일까지의 7거래일 동안 주가 폭락도 예상된다.
부도설 때문에 6일부터 거래가 중지된 VK의 5일 종가는 545원. 정리 매매가 끝난 다음날인 22일에는 VK의 코스닥 등록이 폐지된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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