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을 이용하는 ‘버즈(buzz)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버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벌처럼 윙윙거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스스로 제품을 알리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
○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떠들게 하라
버즈를 유발하려면 제품을 ‘화제’에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짓궂은 질문에 대한 재치 있는 답변 덕분에 이름을 알린 해충 방제 전문기업 세스코가 대표적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세간의 화제에 오르며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
“바퀴벌레는 고단백질이지만 병원균이 많아 사전 처리를 잘하고 드셔야 합니다.”
“바퀴벌레를 먹는 것이 문제는 없나요”라는 고객 질문에 대한 세스코의 응답이다. 이후 ‘세스코 유머’라는 인터넷 유행어까지 나왔다.
G메일은 기존 사용자가 추천해야 e메일을 만들 수 있는 배타성이 손님을 끌었다. 해외에서는 e메일 계정이 유상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애니콜은 휴대전화가 나오는 뮤직비디오(애니모션)를, KT는 전화기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
제일기획 김종현 국장은 “다른 사람과 정보를 나누려는 사람의 본성이 인터넷을 만나 ‘산불’처럼 번지는 파급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 친구 관계도 광고 수단?
‘버즈 마케팅’에는 문제점도 있다.
우선 진실성이 없는 버즈 때문에 판매 감소 등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입소문 마케팅 전문 대행사인 AML의 황상윤 실장은 “품질이 떨어지는데 사람을 사서 억지로 입소문을 내면 제품 신뢰만 떨어지고 판매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업이 소비자들을 모아 제품을 알리는 것에 대한 윤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한 소비자 단체는 P&G를 미 무역위원회(FTC)에 제소했다. P&G의 입소문 전담조직에 속한 소비자들이 주변에 P&G와의 관계를 알리도록 강제하지 않아 순수한 인간관계까지 광고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것.
이에 대해 P&G는 “제품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는 소비자들의 자유”라고 반박하고 있다. P&G는 주부 60만 명으로 구성된 ‘입소문 마케팅 협회’와 10대 청소년 22만5000명으로 구성된 입소문 프로그램 ‘트레머’를 운영하고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