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의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30평형대 이하 아파트들이 '상한가'를 누리는 반면 40평형대 이상 아파트의 인기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공시가격 6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과계획 등으로 큰 아파트는 부담스러워졌지만 발코니 개조가 쉬워진 덕에 30평형대 아파트는 넓게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달 26~28일 청약을 받은 서울 중구 황학동 주상복합 아파트 롯데캐슬 23평형의 청약 경쟁률은 7.8대 1이었다.
이에 비해 같은 아파트 45평형은 2.3대 1에 그쳤다. 주상복합아파트는 통상 대형 평형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도 예상을 깨고 작은 아파트로 사람들이 몰린 것.
이달 4~6일 청약을 받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현대아파트도 33평형의 청약 경쟁률은 43.5대 1에 이른 반면 41평형은 3순위까지 청약을 받은 끝에 간신히 1대 1의 경쟁률을 채웠다.
이에 앞서 5월 청약을 받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쌍용스윗닷홈 역시 32평형의 청약 경쟁률은 9대 1이었고 현재 100% 계약이 끝났다. 그러나 41~68평형은 경쟁률 2~3.9대 1정도에 머무른 데다 해당 평형의 절반만 계약이 이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6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과, 금융회사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이 아파트 분양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고가(高價) 주택에 대한 세금부담이 현실화됨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주택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건설업체들도 이들이 선호하는 평형을 집중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합법화된 발코니 확장도 20~30평형대 아파트의 몸값을 올려놓았다.
5~6일 청약을 받은 서울 중구 충무로 자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34평형을 분양받아 발코니를 확장하면 40평형 아파트와 같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31~34평형이 3.9~5.5대 1.
GS건설 이상선 분양소장은 "20평형대 아파트의 발코니를 확장하면 30평형대, 30평형대를 확장하면 40평형대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부담을 지면서 40평형대 이상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 abc@donga.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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