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제품 나와도 하반기 어렵다’
휴대전화 관련 업체들의 2분기(4∼6월) 실적은 예상보다 더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나증권은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부가 1분기(1∼3월) 적자 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도 휴대전화 부문에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4410억 원에서 302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것은 1분기 영업 이익 4660억 원보다 35% 이상 줄어든 액수다.
두 대기업의 휴대전화 부문 약세는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인탑스와 코아로직 등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부품주의 가격이 연초 대비 35∼40%나 떨어졌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혁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새롭다는 느낌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다”며 “곧 시장에 나올 모토로라의 ‘레이저’ 후속 모델과 경쟁해 어느 정도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희연 연구원도 “LG전자는 유럽에서 ‘초콜릿폰’의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휴대전화 사업부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TV 기능 휴대전화…경쟁력 있다’
하반기 호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맞섰다.
대신증권 김강오 선임연구원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디지털카메라와의 융합에서 모바일 TV와의 융합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성능 영상기기 제조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VK의 부도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쓸 것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인 데다 관련 부품업체가 많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미미하다는 것. 지난해 VK의 휴대전화 생산량은 약 200만 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1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한승호 연구위원은 “거의 모든 휴대전화 부품업체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집중적으로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VK 부도 여파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다만 요즘 휴대전화 업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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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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