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 하반기(7∼12월)에 10개 혁신도시의 공사를 시작해 예정대로 2012년까지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요예측 없이 서둘러 사업이 추진되면 과잉 개발, 땅값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혁신도시 규모 4분의 3으로 줄어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제안한 혁신도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적정 개발면적은 1306만 평”이라고 밝혔다.
이는 10개 혁신도시에 참여한 지자체가 당초 제안한 전체 면적 1759만5000평에서 453만 평(25.7%) 줄어든 것. 10개 지역 가운데 부산은 개발지역 및 면적이 확정되지 않아 집계에서 빠졌다.
혁신도시 면적이 줄어든 곳은 전북, 광주·전남, 충북, 경북 등 4곳.
특히 한국토지공사와 농업 관련 13개 기관이 옮기는 전북 혁신도시는 당초 지자체가 제안했던 488만 평보다 208만 평이 적은 280만 평으로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 ‘공동(空洞) 도시’로 전락 우려
건교부는 10월까지 혁신도시들의 지구지정을 끝내고 올해 안에 ‘혁신도시건설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토지보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상반기(1∼6월)에는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해 2012년까지 공공기관 이전을 모두 끝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의 이전 완료 시기는 2010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정부의 사업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공기관 직원과 가족들이 실제 얼마나 이주할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개발이 이뤄지면 혁신도시가 자칫 ‘공동(空洞)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우선 한 곳을 집중 개발해 ‘성공 모델’을 만든 뒤 나머지 지역을 순차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토지보상이 시작되면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전국의 땅값이 다시 들썩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별 혁신도시 개발면적 조정안 (단위: 평) | |||
위치 | 면적 | ||
당초 | 변경 | 증가 | |
강원 | 105만 | 105만 | 0 |
충북 | 275만 | 209만 | -66만 |
전북 | 488만 | 280만 | -208만 |
광주·전남 | 380만 | 230만 | -150만 |
경북 | 170만 | 105만 | -65만 |
대구 | 133만 | 133만 | 0 |
울산 | 84만 | 84만 | 0 |
경남 | 106만 | 126만 | 20만 |
제주 | 18만5000 | 34만5000 | 16만 |
합계 | 1759만5000 | 1306만5000 | -453만 |
광주 전남, 전북 혁신도시 규모 변경수치는 잠정. 자료: 건설교통부 |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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