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든 때문이다.
1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1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33조7087억 원으로 6월 말에 비해 4443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월 전체 증가액(1조4746억 원)의 30.1%, 6월 1∼15일 증가액(1조1893억 원)의 37.4%에 불과한 규모다.
이달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61억 원으로 지난달 1∼15일 증가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나 우리 신한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창구도 지난달 초에 비해 한산한 편이었다.
은행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실시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거의 중단하다 이달 초 재개했다.
은행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돈을 빌리지 못한 고객이 대거 대출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돈을 쓰려는 고객이 크게 줄어든 것.
은행 여신금융부 관계자는 “올해 말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거나 담보가치를 종전보다 적게 인정해 주는 제도가 실시되면서 집값의 대부분을 대출금으로 충당하려는 수요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줄면서 올해 말 투기지역 중대형 아파트 가격의 하락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