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1, 국제상사 인수 유력
E1은 8550억9500만 원의 인수대금 가운데 4501억 원을 유상증자에 투입해 신주(新株) 9002만 주를 주당 5000원에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로써 E1의 국제상사 지분은 74.1%로 최대 주주가 된다. 인수대금의 나머지 금액으로는 회사채를 인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랜드그룹의 반발이다. 이랜드그룹은 2002년 국제상사 지분의 51.74%를 채권단으로부터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지만 국제상사가 독자적으로 제3자 매각을 추진하면서 ‘분쟁의 불씨’가 시작됐다. 국제상사의 ‘유상증자 후 매각’ 계획에 따라 E1이 국제상사의 유상증자에 참가하게 됐다.
이랜드는 국제상사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곧바로 부산고등법원에 항고하는 한편 상급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오면 대법원에 재항고하기로 하는 등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2003년 창원지법이 허가한 국제상사의 정리계획 변경 신청안에 대한 이랜드의 항고가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기까지 2년 3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양측의 ‘법정 공방’이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국제상사가 뭐기에?
E1과 이랜드그룹이 국제상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가치 때문이다. 국제상사는 지난해 매출 2085억 원, 영업이익 322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프로스펙스’ 브랜드의 성공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탄탄한 이익을 내는 회사로 변모했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용산 국제빌딩의 가치도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LPG 수입, 판매의 단일 수익 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E1이 수익원 다각화의 방법으로 국제상사 인수를 택한 데에도 최근 국제상사의 정상화가 큰 이유를 차지하고 있다.
구자용 E1 사장은 “기존 프로스펙스 브랜드를 새 콘셉트로 재창조해 스포츠 레저 분야의 1위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E1은 국제빌딩의 리모델링 계획도 함께 밝혔다. 패션 사업으로 덩치를 키워 온 이랜드그룹이 국제상사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랜드그룹은 13일 “국제빌딩 운영은 E1이 갖고 브랜드 영업권은 이랜드가 갖자”는 공동 인수안을 E1에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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