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뒤 주요 일간지에 내보낸 광고 내용이다. 이 광고에서 ‘그림’은 레드닷 디자인상의 로고뿐이다.
문자(文字)가 돌아왔다. 각종 광고에서 화려한 영상과 그림에 밀렸던 문자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모든 매체에 영상과 그림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글자가 오히려 광고 효과를 높인다는 광고업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텔레콤은 14일부터 문자로 만든 인쇄물 티저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새로운 것도 더 새로워질 수 있다. 꿈꾸는 자의 특권, T.”
브랜드 로고와 작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제외하고는 광고 전체가 문자로 돼 있다.
통상적인 띄어쓰기와 줄 바꿈 문법을 파괴한 것도 특징이다.
“더/좋 은 것 도 좋 아/질 수 있 다 아 름 다/운 것 도 더 아 름 다/워 질 수 있 다…”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전통적인 문법을 탈피해 문자 자체가 그림처럼 보이게 하는 이 기법은 독자가 광고를 더 집중해서 읽는 효과를 준다고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TV 광고에도 문자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화재 광고는 우산에 ‘글자 비’가 쏟아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비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 암이나 뇌중풍(뇌졸중), 일반상해 등 보험의 보장 내용을 나타낸 글자들이다. 이 광고를 만든 제일기획 장종철 차장은 “많은 보장 내용을 보여 주는 데 영상만으론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투자신탁도 수많은 글자(각종 펀드 이름) 가운데 눈이 등장하는 내용의 방송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광고대행사 웰콤의 정원화 팀장은 “화려한 영상 위주의 광고 속에서 쉽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자 광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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