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과 반대, 신중론까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세력 간에도 생각이 다르다.
우선 농업과 영화 분야처럼 시장 개방에 따라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계층이 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한미 FTA 반대 진영에는 이들 외에도 반(反)세계주의자, 반미(反美)주의자, 졸속 추진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세계주의자와 반미주의자는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한다. FTA를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확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졸속 추진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반대라기보다 신중론에 가깝다. FTA는 문제가 없지만 급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도 5월 15일 한국경제학회 포럼에서 “한미 FTA 같은 중요 사안에 대해 식자(識者)는 말이 없고 당국은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려 한다”며 “준비를 소홀히 한 채 대외 개방을 서두르면 개방의 실리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대 진영이 다양하고 폭넓게 형성된 것은 협상 추진에 앞서 국민을 이해시키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건너뛴 정부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정부는 올해 2월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기 직전에야 공청회를 열었다. 그나마 공청회는 농민단체의 반발로 개회 선언과 경과 보고만 하고 세 차례 정회가 이어진 끝에 중단됐다.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미국은 사뭇 다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의회의 관련 위원회가 모든 과정에서 협의 채널을 가동하면서 치밀한 준비를 해 왔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물론이고 협상의 목표와 전략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의회는 협정문안 작성에도 구체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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