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사 측에 월 임금 10만6221원과 상여금 100% 인상, 성과급 300% 지급, 복지기금 250억 원 출연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0일 사 측과 10차 교섭에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수위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광주공장과 협력업체는 물론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 측은 고유가와 환율하락으로 광주공장에서 올 상반기에 300억 원의 적자를 보았으며 환율이 100원 떨어질 경우 연간 35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여 개 협력업체도 파업소식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뉴스포티지와 뉴카렌스 생산에 대비해 최근 2∼3년간 2000억 원을 투자하고 800여 명의 인력을 채용한 협력업체들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채산성 악화로 줄도산을 우려해야 할 판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빚을 진 기업이다.
광주공장은 지난해 초 생산직 직원 채용 비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머리를 숙였을 때 시민은 기아차가 시련을 딛고 일어나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돼 주길 바랐다.
올 초에 광주공장 자동차 판매실적이 지난해 보다 16.4%나 감소하자 기아차 사주기 운동을 벌이며 힘을 보태줬다. 또 근로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회사 부근 도로를 ‘기아로’로 명명하기도 했다.
노조가 시민이 언제까지나 기아차에 애정을 보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16년 연속파업, 채용 비리 등 불명예를 씻지 못한다면 하루아침에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게 될지 모를 일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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