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아직 저평가돼 M&A표적 증시선 7만원 돼야…”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1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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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적대적 인수합병(M&A)의 공격을 받으며 주가가 치솟았던 KT&G 주가는 최근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10일 다시 상장 후 최고치(주당 5만9500원)를 나타냈다. 20일 발표할 예정인 2분기(4∼6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고 뒤이어 ‘중장기 발전 방안’도 나올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지만 너무 오른 건 아닐까.》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본사에서 만난 곽영균(55·사진) 사장은 “주가가 여전히 회사가치보다 낮아 적대적 M&A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회사가치보다 싸게 되지 않도록 주가를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가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KT&G를 인수한 뒤 운영한 순이익으로 이자를 내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것. 한마디로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는 게 곽 사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회사가치를 반영한 주가의 적정선에 대해 곽 사장은 즉답을 피하면서도 “증시에서 7만 원은 돼야 한다는데…”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순이익(5159억 원)의 절반(2497억 원)에 이르렀던 배당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 사장도 “어느 정도 사업 다각화는 해야겠지만 담배 사업에 대규모 신규 투자가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사내(社內) 유보금을 너무 많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이익을 최대한 주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일은 적대적 M&A를 유리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

3월 사외이사 한 명을 경영에 참여시킨 스틸파트너스 측과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했다.

곽 사장은 “내년 3월 사외이사 12명 중 4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스틸파트너스 측이 외국인과 연대해 경영에 더 참여할 여지가 있다”며 “경영권 분쟁에 다시 휩쓸리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62%에서 현재 57%로 낮아진 KT&G의 외국인 지분 중 일부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으로 바뀌었다는 것. 하지만 이들은 목표한 투자 수익을 올리면 지분을 팔고 떠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달 말 확정되는 중장기 발전 방안에는 한국인삼공사 상장, 보유 부동산 매각 등 스틸파트너스 측의 요구는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성장성이 높은 인삼공사의 지분 일부를 넘기는 것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라며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T&G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승인하는 이사회는 8월 초에 열린다. 이에 대한 스틸파트너스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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