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고객 확보 경쟁
27일이면 미국 최대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한국에 1호점을 낸 지 만 7년이 된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160개의 지점을 냈고, 커피빈과 파스쿠치, 자바커피 등 다른 커피 전문점들도 수백 개의 점포를 열었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커피 한 잔은 약 4000원. 그리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은 ‘하나커피카드’라는 새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스타벅스와 파스쿠치, 자바커피 등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값의 15%를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였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발매 시작 이틀 만에 1000장이 넘는 카드가 발급됐다는 것. 다른 카드를 새로 낼 때보다 두 배 이상의 발급 실적이었다.
이에 앞서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도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 1000원을 돌려주는 신용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렇게 할인되는 금액은 모두 카드사가 부담한다. 커피전문점들이 자체적으로 커피 값을 할인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은 ‘커피전문점에 자주 가는 고객들은 소비 성향이 높고 카드를 많이 쓴다’는 점 때문이다.
커피 값 일부를 부담하고 카드 많이 쓰는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커피가 소비를 결정한다?’
하나은행이 최근 실시한 ‘커피전문점 이용고객의 신용카드 소비패턴 조사’는 이런 상관관계를 잘 보여 준다.
하나은행 신용카드 고객 270만 명 중 지난해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고객은 약 10만 명이다. 여성이 61%로 남성보다 훨씬 많았다.
커피전문점 이용고객을 전체 고객과 비교한 결과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여성 고객의 지난해 평균 카드 사용액은 611만 원이었다. 여성 고객 전체의 평균 카드 사용액(403만 원)보다 52% 정도 많았다.
남성 고객의 차이는 더 컸다. 지난해 커피전문점을 찾은 남성은 1년 동안 984만 원을 카드로 썼는데, 전체 남성 고객의 연평균 카드사용액은 518만 원이었다. 은행 측 입장에서는 두 배 가까이 더 썼으니 VIP 대접을 해 줄 만하다.
지역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서울은 구별로, 기타 지역은 시도별로 나눠 조사했는데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커피전문점 이용 고객이 가장 많았다. 대학이 많이 몰려 있는 서울 마포구와 관악구, 성북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커피전문점 이용고객의 87%가 20, 30대였다.
하나은행 카드영업 추진팀 강지현 차장은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은 소비성향이 높고 카드를 자주 바꾼다”며 “특화된 서비스로 이들의 마음을 얻는 게 카드사 마케팅의 핵심 요소”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