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용품, 이른바 실버산업 업체들이 참여하는 이 협회는 업계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노인들이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관련 업계가 시장 개척을 위해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도 실버산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민간 기업 주도의 실버산업이 등장했고, 1970년대 말부터 복지(헬스 케어)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는 1963년 노인복지법이 시행되면서 실버산업의 민간 기업 참여가 이뤄졌고 1980년대부터 산업 규모가 커졌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요양시설을 제외한 휠체어나 매트리스 등 단순 고령친화용품의 시장 규모만 4조214억 엔(약 35조8100억 원)을 넘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실버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추정에 따르면 요양시설을 포함해 한국 실버산업(고령친화산업)의 전체 시장 규모는 2002년 기준 12조8334억 원 정도.
하지만 관련 업계는 실버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명지건설 등이 회사 내에 실버산업 관련 부서를 설치했고 강남대는 실버산업학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실버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004년 49곳이던 전국의 유료 양로시설은 지난해 81곳으로 65% 늘어났다. 치매나 신체장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머무는 요양시설도 2004년 100곳에서 지난해에는 167곳으로 67% 늘었다.
㈜파라다이스 실버산업 태스크포스팀 고재헌 팀장은 “2008년이 실버산업의 개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1955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를 실버산업 성장기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실버산업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고령친화산업 활성화 전략에서 실버산업에 해당되는 산업을 요양산업, 기기산업 등 모두 14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관련 시장 규모를 추정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2년 12조 원대였던 한국의 실버산업시장 규모는 2010년 43조9612억 원, 2020년 148조5969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령사회로의 진행이 빨라질수록 관련 산업도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뜻이다.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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