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낸 뒤 현금영수증을 못 받았더라도 추후 국세청에 신고해 인증을 받으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현금거래 신고인증제’도 추진된다.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은 신용카드 결제 및 현금영수증 발급이 의무화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가산세를 물거나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은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그동안 소득 파악이 어려웠던 고소득 전문직 등 자영업자의 세원(稅源) 파악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다음 달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러한 방안을 토대로 세제(稅制) 개편안을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서의 법률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러한 방안에 따르면 의사 한의사 등의 소득 파악을 위해 소득공제 대상 의료비를 미용, 성형, 건강증진 의료비 등 모든 의료비로 확대하도록 했다. 현재는 치료 목적 이외의 의료비는 대부분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변호사 의사 변리사 법무사 회계사 세무사 건축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 파악을 강화하기 위해 수입금에 상관없이 복식(複式)부기와 사업용 계좌 개설, 신용카드 결제 및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사업용 계좌를 만들지 않으면 가산세(수입금의 0.5%)를 물리거나 각종 감면 적용을 배제하고 사업용 계좌를 통해 확인된 부분만 세액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변호사의 경우 건별 수임가액과 수임건수 자료 등을 지방변호사회를 통해 국세청에 과세자료로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 조사와 부동산 투기 등에 한해 가능한 국세청의 금융회사 본점 일괄조회도 중요 탈루유형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때 허용된다.
이와 함께 일반 세무조사를 할 때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관련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에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된다.
현금거래 노출을 강화하기 위해 직불카드(체크카드 포함)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현재 15%에서 20%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세연구원 전병목 연구위원은 “이러한 방안으로 현재 50∼60%인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이 2015년에는 80% 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이러한 방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금융정보에 대한 과세당국의 접근이 수월해지고 확대되면 개인정보 남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원 투명성 어떻게 높이나 | ||
소득 파악제고 | 현금거래 노출 강화 | ―직불카드 신용카드 등 현금대체 결제수단 확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가맹 및 사용 의무화 ―소득공제 대상 의료비 확대 |
금융거래 정보의 활용 범위 확대 | ―사업용 계좌 도입 ―세무조사 시 금융회사 본점 일괄 조회 범위 확대 | |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소득 파악 강화 | ―복식부기 의무화 ―변호사 건별 수임가액과 수임 건수 국세청 제출 | |
부가가치세정상화 | 탈루 방지 | ―매입자 발행 세금계산서 제도 도입 ―전자계산서 시스템 도입 |
과세제도 개선 | ―간이과세 적용 배제 대상 업종 확대 | |
자료: 한국조세연구원 |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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