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서로 한발씩 양보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도 최근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가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노사상생의 기조 위에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들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과거에 극단적 대치와 분규로 노사 양측이 모두 손해를 입는 경험을 한 후 그 반성 위에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냈다.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동국제강 노조는 올해도 분규 없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동국제강 노조는 1995년부터 사측에 임금 협상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
사측은 사무직 직원과 생산직 직원이 가족적인 유대를 갖도록 지원하는 등 친밀한 노사 관계를 맺기 위해 애써 왔다. 회사 매출액은 1995년 9050억 원에서 지난해 3조3120억 원으로 급증했다.
임단협 무분규 타결 주요 기업 | |
기업 | 무분규 기간 |
하이닉스반도체 | 23년 |
현대엘리베이터 | 18년 |
LG전자 | 17년 |
대우조선해양 | 16년 |
동국제강 | 13년 |
현대중공업 | 12년 |
동부제강, E1 | 11년 |
현대제철 | 8년 |
STX조선 | 6년 |
자료: 각 회사 |
동부제강도 1996년부터 올해까지 11년 연속 무교섭 타결을 이뤄냈다. 11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상을 체결한 에너지 기업 E1은 지난해 노조가 사측에 단체협약까지 위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올해 1월 노조가 임단협 전권을 사측에 위임해 18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로 17년째 임단협을 무분규 타결했다. LG전자는 1980년대 대규모 노사 분규를 겪으며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이후 사측은 노조를 대상으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LG전자는 ‘노사(勞使)’가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해 수평적 의미가 강한 ‘노경(勞經)’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사측의 노력에 노조도 적극 화답함으로써 노사 관계는 극적으로 전환됐다.
하이닉스반도체도 1983년 현대전자로 창립한 이래 올해까지 단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발생하지 않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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