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바이러스 전문 업체인 뉴테크웨이브 김재명(52) 대표의 한탄이다.
뉴테크웨이브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5월 주관한 '백신 개발' 공모전에서 1위 업체로 뽑혀 정보통신부로부터 '윈도 98'의 백신 패치 단독 사업권을 따낸 업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급을 중단한 윈도 98의 백신 패치를 독점 개발해 지난달부터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백신 패치는 지금까지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다. 관공서 학교 등을 중심으로 200만 대의 PC가 윈도 98을 사용하는 국내 정보기술(IT) 환경을 감안할 때 언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지적 재산권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개인은 무료, 단체는 3만 원 정도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100만 명이 인터넷에서 '공짜'로 다운 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다른 백신 프로그램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외 기업들은 개당 5, 6만 원을 내고 우리 백신 프로그램을 사 간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은 100분의 1도 못 미치는 500원 정도의 헐값을 요구한다."
이 회사는 결국 해외 개발업체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백신업체와 공동으로 컴퓨터용 백신 프로그램 '바이러스 체이서'를 개발한 데 이어 일본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서 기업용 내부정보유출방지 프로그램 'CWAT'도 만들었다.
김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의 공짜 심리 때문에 수 억 원대의 개발비 환수도 쉽지 않다"며 "중소 IT업체들이 해외 연구소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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