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딸 이소은 양을 위해 17만 원짜리 ‘버버리 칠드런’ 스커트를 산 강정민(31·여) 씨. 그는 “딸과 커플 룩으로 맞춰 입을 수 있어 좋다”며 “외동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가격은 별로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들 주지형(4) 군의 머리를 서울 강남의 어린이 전용 미용실에서 잘라 주는 신승정(33·여) 씨는 “한 번에 2만 원 이상 들지만 만화영화도 틀어 주고 자동차 모양의 의자에 앉아서 머리 손질을 받기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도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키즈(Kids) 산업’은 무풍지대다.
‘키티맘(Kitty Mom)’들이 ‘내 아이에겐 특별한 것을…’이라며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 키티맘이란 일본 캐릭터 인형인 ‘헬로 키티’와 함께 성장한 20, 30대 고학력 주부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 선보인 ‘리바이스 키즈’는 리바이스에서 만든 아동복 브랜드로 청바지 하나가 어른 옷값과 맞먹는 10만 원 이상의 고가(高價) 상품이 잘 팔린다. 전국 40개 매장에서 각각 월평균 7000만∼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백화점에서는 ‘버버리 칠드런’ ‘랄프로렌 키즈’ ‘디올 베이비’ ‘앙드레김 키즈’ ‘DKNY 키즈’ 등 명품 성인 의류 브랜드에서 내놓은 아동복이 인기다.
유아 용품도 고가 제품이 더 잘 팔린다.
일반 젖병보다 비싼 보령유피스의 ‘나노실버 젖병’은 2002년 첫선을 보일 때보다 무려 10배가량 매출이 늘었다. 프리미에쥬르의 ‘쥬르 실버매직 젖병’도 상반기에만 2000개 이상 팔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5월 말 선보인 국내 최고가의 129만 원짜리 노르웨이산 유모차 ‘스토케’가 지금까지 15대가량 팔렸다.
서울 시내 유명 백화점 7곳에 입점한 어린이 색조화장품 전문업체인 파라코의 ‘바비 코스메틱’은 최근 1년 사이에 매출이 3배가량 늘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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