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거나…변하거나… 중견업체 살아남기 안간힘

  • 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중견 건설업체들은 해외진출이나 사업다각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골프장 건설과 해외부동산 개발 등 비주력 분야로 눈을 돌리거나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입성(入城)’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동일토건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6만여 평의 터를 사들여 2010년까지 주상복합아파트 등 40개 동 3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김격수 이사는 “건설사들의 해외 개발사업이 활발한 것은 국내 토지가 부족한 데다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활로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사이판에서 리조트산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는 월드건설은 미국과 캐나다의 콘도개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중견건설업체인 우림건설은 인천 영종도 운복지구 골프장 개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실버타운 건립, 경남 진해시 해군숙소 건립 등 전방위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우림건설 김종욱 이사는 “최근에는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 유전사업에 대한 합작투자를 모색하는 등 에너지 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행처럼 번지는 중견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해외사업에 실패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중도 철수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

지방 중견 건설업체들은 서울 등 수도권 입성을 통한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방의 분양시장이 침체돼 연고지에 안주하다가는 문을 닫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충남 천안시에 본사를 둔 우남건설은 최근 천안에서의 사업을 거의 접고 경기 안성시, 화성시, 시흥시 등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다.

우남건설 배인국 소장은 “천안에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이 거의 없어 수익성이 높은 수도권에 진출했다”며 “5월에는 경기 하남시에서 고가 빌라 ‘우남 리젠트’를 95채 지어 한 달 만에 100% 분양을 끝냈다”고 말했다.

1989년부터 광주(光州)에서 사업을 한 호반건설산업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 회사 이영 사장은 “광주에서는 분양률이 30%에 그칠 정도로 고전했지만 전국으로 눈을 돌리니 회사 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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