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서비스, 무한 서비스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튀는 서비스만이 살길이다.’

생존경쟁이 치열해 ‘레드오션(red ocean)’으로까지 불리는 택배 시장이 가격 경쟁에 이어 서비스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택배 가격은 떨어지면서 서비스의 질(質)은 올라가 소비자들은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택배업체들은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인수합병(M&A)에다 부도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서비스는 ‘Up’ 가격은 ‘Down’

현대택배는 최근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한 택배서비스를 시작했다. 관리사무소가 편의점처럼 택배 업무를 대행해 주는 대리점 역할을 담당하는 것.

현대택배는 우선 주공아파트 관리를 맡고 있는 주택관리공단과 업무제휴를 맺고 300여 개에 이르는 전국 주공아파트 입주자 75만여 명을 대상으로 ‘밀착 서비스’를 펼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택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짐을 휴가지에 원하는 시간에 배송해 주고 돌아갈 때는 다시 집으로 보내 준다.

한진택배는 고속철도(KTX)와 오토바이 ‘퀵 서비스’를 연계한 당일 택배 상품을 운영 중이다. KTX 노선이 있는 도시 사이에서는 오전에 물품 배송을 요청하면 오후에는 받을 수 있다.

택배업체들은 이 밖에도 △환전택배 △레저택배 △골프택배 △스키택배 △기숙사택배 △한약택배 △여권택배 △의류택배 등 경쟁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 피 말리는 경쟁

택배업계는 물량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택배 단가가 계속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 한진, 대한통운, CJ GLS 등 택배업계 상위 4개사는 올 상반기(1∼6월) 1억4865만 상자의 물량을 배송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1358만 상자에 비해 물량이 약 30%가량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상위 4개사의 평균 택배 단가는 2987원이었지만 올 상반기는 2721원으로 약 9%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로 일부 소규모 업체는 부도를 냈고 업체 간 M&A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젠택배가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후 이젠택배의 영업망을 흡수한 WPX택배가 올 3월에 출범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현재 씨엔씨엔터프라이즈에 주식 교환을 통해 흡수 합병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신세계가 5월 택배업에 신규 진출한 데 이어 동부그룹도 시장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체 간 M&A 시도가 거세지고 출혈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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