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본보 3일자 1·4면 참조
▶‘일자리 엔진’이 식는다…건설수주액 작년대비 넉달째 감소
▶“욕먹을 소리지만 수해뒤 그나마 일감 생겨”
KDI가 6일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건설투자는 1분기(1∼3월)에 비해 3.9% 줄어들었다.
이러한 건설투자 감소 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의 8.85% 감소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상반기(1∼6월) 건설경기 부진은 주로 공공부문 발주공사 감소에서 비롯됐다. 상반기에 건설사들이 공사를 해 벌어들인 돈을 보면 민간부문 공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지만 공공부문 공사에서는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0%와 4.4% 줄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내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7월 건설경기 실사지수(CBSI)는 45.6으로 6월(55.7)보다 10.1포인트 하락했다. 7월의 CBSI는 2004년 11월(44.8)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 자료에서 “건설투자의 감소가 더욱 확대되며 6월 중 내수 증가세 둔화를 주도했다”며 “건설투자 부진과 소비증가세 둔화가 맞물려 성장속도가 소폭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이어 “유가가 오르는 가운데 최근 미국 경기의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경기 상승 속도의 둔화 추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각종 거시경제 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정부가 “일시적인 둔화”라고 밝힌 것과는 다소 다른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3일 자체 경제동향 분석 자료에서 “7월 경제지표가 집중호우 등 일시적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일시적 요인은 정책적인 노력으로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이에 대해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더라도 연말까지 경기 둔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빅3’ 빼면 일자리 창출 거의 없었다▼
특히 삼성과 LG,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등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일자리 창출 실적은 매우 부진했다.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고용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개 민간그룹, 249개 계열회사의 2002∼2005년도 사업 및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전체 종업원은 2002년 말 45만9000명에서 2005년 말 53만5200명으로 7만6200명 증가했다.
3년 동안 일자리는 한 해 평균 2만5400개, 10대 그룹 계열사당 한 해 102개꼴로 늘어나는 데 그친 셈이다.
삼성과 LG, 현대차그룹의 일자리 증가분이 7만4809개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그룹의 일자리 창출은 총 1391개에 지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2003년 이후 고용이 4만6000명(37.8%) 늘어 인원과 증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3만2200개)와 삼성전기(3700개) 두 회사에서 늘어난 일자리가 그룹 전체 증가분의 80%에 이른다.
LG그룹은 종업원 7만9809명으로 3년 전에 비해 1만8809명(30.9%) 증가했고 현대차그룹의 일자리는 10만4800개에서 11만4800개로 1만 개(9.6%)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4월 기준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은 3년 동안 종업원이 18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5위 이하 그룹들의 일자리는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롯데그룹은 2100명, GS그룹은 1300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현대중공업그룹의 고용 인원은 1000명 정도 감소했으며 두산그룹은 2003년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명예퇴직 영향 등으로 종업원이 줄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인 홍종학 경원대 교수는 “10대 그룹 안에서도 ‘고용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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