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할인카드 “카드 포인트 당겨쓰세요”

  •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선할인카드의 종류와 할인 대상
-할인 대상내용
LG카드항공 마일리지1만 마일까지 미리 적립
삼성카드가전제품, 르노삼성자동차, GM대우자동차30만∼50만 원 미리 할인
현대카드현대자동차20만∼50만 원 미리 할인
기업은행휴대전화, GM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최대 50만 원 미리 할인
자료:각 회사

신용카드는 아직 생기지 않은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쓰게 해주는 수단이다.

이런 신용카드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미래 소득을 사용하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너스 혜택까지 앞당겨 쓸 수 있게 하는 선(先)할인카드가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 선할인카드의 확산

선할인카드는 그동안 자동차를 살 때 주로 쓰였다. 현대카드가 2003년 현대자동차 가격을 최고 50만 원까지 미리 할인해 주고 이를 포인트로 갚게 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 LG카드는 선할인의 대상을 항공권까지 확대해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를 1만 마일까지 미리 사용할 수 있는 ‘트래비즈 카드’를 선보였다. 1만 마일이면 비수기 국내 항공권 1장에 해당한다.

삼성카드는 범위를 가전제품으로도 넓혔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삼성전자 매장에서 가전제품을 살 때 최고 50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카드를 내놓았다. 앞으로는 제일모직 의류제품 등에도 선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카드회사가 선할인카드 확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카드회사가 주 수입원인 현금서비스 이용 수수료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결제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면서 성장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의 특수한 선할인 마케팅

선할인 서비스는 2001년 10월 SK텔레콤이 모바일 카드를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SK텔레콤은 당시 휴대전화를 미리 주고 가격의 일부를 포인트로 갚게 했다. 이를 신용카드회사가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국보다 신용카드 사용 역사가 긴 미국에서는 선할인 서비스 대신 대금을 결제하는 달에 카드 값을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이후에 나눠 갚는 ‘리볼빙 결제’가 활성화돼 있다. 고객의 소비를 늘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리볼빙 결제의 인기가 저조한 한국에서는 이와 흡사하지만 고객에게 혜택은 더 큰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마케팅 경쟁 때문에 보편화됐다. 카드회사는 그 틈을 노렸다.

외환은행 카드마케팅팀 김경제 차장은 “카드회사가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객의 소비를 늘리고 경쟁사 카드는 못 쓰게 해야 한다”며 “선할인카드 고객은 미리 할인받은 금액을 포인트로 갚기 위해 이를 집중적으로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