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조업 실적 ‘최악’… 1000원어치 팔아 66원 남겨

  • 입력 2006년 8월 18일 03시 08분


《한국 경제의 뿌리를 이루는 제조업체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 고(高)유가와 치솟는 원자재 가격으로 비용 부담은 크게 늘었고, 원화 강세(원화환율은 하락)로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세계 경기도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7∼12월) 국내 경기의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올 상반기(1∼6월) 기업 실적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앞으로 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 최악의 실적, 구조적 문제인가?

겉으로 드러난 상반기 제조업체 실적 악화의 원인은 고유가와 원화 강세였다. 실제로 지난해 말 배럴당 61.1달러였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73.9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도 1004.5원에서 948.9원으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외부 환경이 나빠지면서 대표적인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포스코는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연속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밑으로 추락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정보기술(IT)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LG필립스LCD는 같은 기간에 사상 최악의 적자를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마저 뚜렷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2년 동안 줄기차게 진행해 온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 경제가 더욱 근본적인 문제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랫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 온 제조업이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 실적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원은 “한국 경제는 2003년 이후 구조적인 저(低)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국민들이 소비를 늘리지 않아 내수가 부진하고, 기업들은 설비 투자를 꺼려 성장 잠재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금융업이 좋았다지만

올해 상반기 그나마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 업종은 금융업이었다. 그러나 곧이곧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다소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업이 괜찮은 실적을 올린 주요 원인은 은행들이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돈을 벌었던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는 은행이 위험이 따르는 기업 대출을 꺼리고 안전한 가계 대출에만 영업력을 집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회 전체적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은행도 ‘안전한 투자’만 골라 하게 됐고, 이는 중소 제조업체의 자금난으로 이어져 경기의 활력을 잃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경기가 안 좋은데도 금융권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 등이 안전한 투자처만을 찾았다는 뜻”이라며 “지금처럼 투자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 하반기에는 나아지겠지만

상반기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관심은 올 하반기 전망에 모아진다. 일단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우선 상반기 부진했던 IT 업종의 경기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의 신학기가 하반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IT 경기는 매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은 편이었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진정되는 모습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리고 대부분 기업들이 고유가와 원화 강세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겨 상반기만큼 실적이 망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실적 개선 추세 진입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3분기(7∼9월)에는 예상치를 웃도는 ‘반짝 실적 개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온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IT 업종은 3분기부터, 다른 제조업종은 내년 무렵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업 실적이 장기적으로 계속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론이 적지 않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데다 경기가 회복될지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여러 지표가 엇갈리게 나오고 있지만 기업의 재고가 늘고 출하는 줄어든다는 점을 볼 때 경기는 1분기를 정점으로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가 완만한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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