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위적인 가격 올리기 어려워질 듯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부동산 중개업소나 시세정보 제공업체가 제공하는 호가 위주의 시세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거래도 없이 가격이 며칠 만에 수천만 원이나 뛰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건설교통부 권대철 부동산정보분석팀장은 “시세정보 제공업체가 내놓는 시세는 중개업소가 제공하는 호가를 그대로 옮기는 때가 많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실거래가가 분기별(내년부터는 월별)로 계속 발표되면 집을 사려는 사람은 이를 참고로 해 집을 팔려는 사람과 협상할 수 있게 된다.
또 부녀회 담합 등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관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급등하던 아파트 가격 안정세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올해 3, 4월을 정점으로 약간 떨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50평형의 실거래가는 3월에 23억 원까지 올랐지만 5월 21억8500만 원으로 하락한 뒤 거래가 끊겼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은 5월에 12억5800만 원에 거래되다 6월에는 10억89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불과 1개월 사이에 13.4% 떨어진 것으로 거래가 뜸한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성사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 44평형은 6월 실거래가가 13억900만 원이며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 27평형은 4월에 6억9500만 원이었다가 6월에는 6억1900만 원으로 떨어졌다.
○ 층별 실거래가는 알 수 없어
건교부는 12만9000건의 실거래가를 24일 오후 건교부 홈페이지(www.moct.go.kr)에 올렸다. 당초 25일 0시에 올릴 예정이었지만 실거래가를 알아보려는 사람들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나자 서둘러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실거래가 정보에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아파트의 위치, 층수 등이 공개되지 않아 이에 따른 가격 차이를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실거래가가 시세정보 제공업체의 시세를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된 실거래가와 그동안 시세정보업체가 제공하던 시세를 비교해 보면 어느 한 쪽이 높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뚜렷한 특징이 발견되지 않는다.
실거래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초구 서초동의 한 부동산업소 대표는 “매매 당사자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먼저 신고가격을 낮추자고 하는 때도 있다”며 “매매가격이 신고된 가격보다 높은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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