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체들 “네 배 부르면, 내 배 아프다”

  • 입력 2006년 8월 28일 03시 00분


《식음료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라이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업체가 ‘텃밭’으로 여기는 시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인기를 끌고 있는 경쟁회사 상품을 겨냥해 유사 상품을 내놓으면서 소송까지 벌이기도 한다.》

○ LG생활건강, 녹차 ‘맹주’ 아모레퍼시픽에 도전장

화장품 등 생활용품 업계에서 라이벌 관계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이번에 녹차시장에서 ‘전쟁’을 벌인다.

LG생활건강은 27일 “중국 저장(浙江) 성 지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 녹차 브랜드인 ‘루(綠)’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2000년 식음료 사업에서 철수한 후 6년 만에 음료 사업을 재개한 LG생활건강은 녹차 브랜드를 적극 키워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녹차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전체 시장의 46%를 차지하고 있어 아모레의 텃밭으로 불린다.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에 맞서 최근 태평양과 설록차로 나뉘어 있던 차(茶) 브랜드를 ‘설록차’로 단일화하는 등 녹차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키울 생각이다.

○ 제과업계, 짝퉁 논란

제과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도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 칭다오(靑島)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스낵 ‘꿀맛이네’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자 해태제과 측은 “매월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해태의 ‘맛동산’을 맛과 모양, 포장까지 베낀 ‘짝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태제과를 상대로 “5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껌 ‘해태 석류미인’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롯데제과가 3월에 선보인 껌과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석류미인’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는 “석류와 미인은 일반명사일 뿐 아니라 상표도 ‘해태 석류미인’으로 등록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 소주업계, 물 신경전 등 이전투구

저도주(低度酒) 시장을 놓고 마케팅 전쟁이 불붙은 진로와 두산은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진로는 24일 알코올 도수가 19.8인 소주 ‘참이슬 후레시’를 공개하면서 “두산의 ‘처음처럼’은 전기 분해로 알칼리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인 산성수를 그대로 내다버려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주장했다.

반면 두산은 “참이슬을 만들 때 물을 정제하는 숯에서 유해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맞섰다. 두산은 또 “소주 제조 과정을 공개적으로 검증받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 유호현 선임연구원은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라이벌 기업 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며 “경쟁이 지나치면 기업 이미지가 크게 나빠져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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