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찰은 경품용 상품권 유통에 폭력조직이 개입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전면 수사에 나섰다.
▽검찰, 로비 연루설 정치인 후원금 추적=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해 8월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서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로비가 치열했다는 첩보에 따라 후원금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합법적으로 처리된 후원금이라도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이 오갔다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상품권 발행업체 측에서 법정한도 이상의 거액을 직원들 명의로 나눠서 후원금으로 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권모 씨가 상품권 발행업체 코윈솔루션의 주식 1만5000주를 모친 명의로 갖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청와대가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권 씨 주변 예금계좌 추적을 통해 부정한 돈 거래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폭력조직 개입 전면 수사=경찰은 폭력조직들이 경품용 상품권 유통망을 장악한 뒤 이 상품권을 사행성 성인오락실에 공급해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청 이정근 형사과장은 “폭력조직이 경품용 상품권 유통과 성인오락실 운영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는 단서가 곳곳에서 포착됐다”며 “이미 수사가 진행돼 구속된 폭력조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부산지역에서 불법 사행성 성인오락실 3곳을 운영하면서 조직 운영자금을 조달한 사상구의 신흥 폭력조직 S파의 자금책 김모(33) 씨 등 조직원 8명을 구속했다.
또 서울 영등포구와 청량리 지역 등의 폭력조직들이 이 일대에서 사행성 성인오락실을 직접 운영하면서 게임 수입과 상품권 환전 수수료를 챙겨 조직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상품권 총판권을 따내기 위해 폭력조직들이 상품권 발행업체에 자금을 댔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 ‘칠성파’ 성인오락실 운영 확인=부산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정중택)는 27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오락실에 사행성 성인게임기를 두고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폭력조직 칠성파 부두목 강모(52) 씨와 손모(53)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환전상 강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강 씨 등은 4월 초 영도구 영선동에 D게임랜드를 차려 놓고 메모리 연타 기능이 내장된 사행성 게임기 48대를 설치해 지난달 19일까지 월평균 10억5000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챙긴 부당이익금을 전액 환수 조치하기로 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바다’업소 한달 순수익 3억~4억 원▼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성인오락실의 매출액과 순수익은 얼마나 될까.
최근 법원의 성인오락실 관련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바다이야기의 대당 매출액은 월평균 3000만∼4000만 원에 이르고 이 중 10% 정도가 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 지역의 웬만한 성인오락실들은 보통 100대가량의 게임기를 보유하고 있어 한 달 매출액은 30억∼40억 원, 순수익은 3억∼4억 원이 되는 셈.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올 2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다이야기 성인오락실 사장 윤모 씨는 게임기 115대를 가동하면서 하루에 5000원권 상품권 2만∼4만3000장을 환전해 주고 한 달 평균 3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당 매출액은 약 3400만 원.
의정부지법에서 올 3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모 씨는 경기 의정부시에서 151대의 게임기가 설치된 성인오락실을 운영해 월평균 60억여 원, 게임기 대당 월 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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