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에서 공화춘 자장면까지…‘미식가 마케팅’ 바람

  • 입력 2006년 8월 28일 16시 34분


주부 안정은(32) 씨는 평소 맛보기 어려운 한식이나 외국 음식을 하는 식당을 자주 찾는다. 일부러 시간을 내 맛 집을 찾아 갈 뿐 아니라 재료를 구해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엔 집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때가 많은 편.

백화점과 편의점, TV홈쇼핑에서는 세계 각국의 향신료나 조미료는 물론 공화춘자장면, 조계종 사찰음식 등 전문 음식을 상품으로 내놓으면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백화점, 'SIY족(族)'을 잡아라

백화점들이 잇따라 수입 조미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 본점 수입식품 조미료 매장을 10여 평 가량 늘린 60평 규모로 늘렸다. 판매품목도 300종에서 1000종으로 3배 이상 다양해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무역센터점 수입식품 매장을 7평에서 28평으로 4배로 넓혔다.

이곳에서는 소스 240종, 파스타 면류 100종, 일본 음식재료 150종, 오일 60종 등 1500종의 수입 식품을 판다.

현대백화점 유지훈 식품바이어는 "주 5일제 근무시간 도입 이후 직접 요리 해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인 'SIY(Spice It Yourself)족'이 늘었다"면서 "이 덕에 수입 조미료 매출이 작년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해부터 해외 유명 조미료 브랜드를 많이 들여왔다"면서 "올해 수입 조미료 판매액이 한달 평균 8억 원으로 작년보다 1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사찰음식에서 공화춘 자장면까지

유명 맛 집의 음식을 아예 제품으로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초 서울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사찰음식 전문가인 홍승 스님의 요리법으로 만든 장아찌와 나물 등 20여 종의 반찬류를 판매하는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이달 중순부터 강원도 철원지역에서 재배된 유기농 콩으로 만든 두부요리 전문매장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한국 명(名)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12개 브랜드의 음식 100여 종을 조만간 200여 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영등포점 등으로 판매 매장을 더 늘리기로 했다.

편의점업체 GS25는 국내 최초의 자장면집인 '공화춘'의 전통 조리방식으로 만든 컵라면 및 봉지라면 자장면을 최근 매장에 내놓았다.

신세계 이종묵 신선식품팀장은 "몸에 좋은 음식이나 맛깔 나는 특이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유통 가에서 이런 전문 음식을 상품으로 내놓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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