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보관하는 창고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은행권 전체에서 종이문서의 생산, 유통, 보관에 드는 비용만 연간 1500억 원이 넘는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 국내 4대 보험사가 사용하는 종이문서는 연간 1억3600여만 장에 이른다. 이를 쌓으면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의 54배가 된다고 한다.
산업자원부는 종이문서와 관련해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문서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법무부로부터 ‘종이문서의 스캐닝을 통한 전자적 보관’이 법적 효력이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으며, 현재 관련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산자부는 전자문서를 위·변조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3의 기관인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보관소가 설립되면 종이문서 원본으로만 보관해 온 기업과 가정의 각종 서류를 전자문서 형태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전자문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들은 종이문서를 스캐닝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개발 중이다. 기존 종이문서를 스캐닝해 보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처음부터 종이 없이 전자적으로 계약 거래를 할 수 있는 솔루션도 나오고 있다.
금융기관 컴플라이언스 및 전자계약솔루션 전문업체인 버뮤다정보기술 (대표 강병태)은 올 5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기반 페이퍼리스(paperless) 전자계약 방법’에 대한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버뮤다정보기술의 페이퍼리스 전자계약솔루션인 ‘바이오와치 컨트랙터(BioWatch Contractor)’는 금융기관, 관공서, 이동통신사 대리점 등을 겨냥해 제작됐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이 터치스크린 모니터에서 전자서명기, 신분증 인식기, 비밀번호 입력기, 생체 인식기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을 받고 원하는 거래를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거래가 완료되면 데이터를 압축 암호화해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전송한다.
종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거래나 계약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신분증 위·변조 자동판독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속칭 ‘대포통장’(명의도용 통장)이나 ‘대포폰’(명의도용 휴대전화)의 생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버뮤다정보기술은 “처음부터 종이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전자문서로 계약서나 전표들을 만들어 공인전자문서보관소에 보관하는 솔루션”이라며 “고객과의 거래가 많은 금융기관이나 관공서,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종이문서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