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넘버2’ 엎치락뒤치락

  • 입력 2006년 9월 6일 02시 58분


‘2위는 우리 것.’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은행권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 1위는 국민은행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신한지주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으로 영업 활동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데다 자산도 거의 늘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LG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우리지주는 우리은행의 성장에 주력하면서 대출과 예금 부문에서 신한은행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가 하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반대로 ‘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를 눈뜨고 지켜봐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8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원화 대출금(고객에게 원화로 빌려준 돈) 잔액은 90조188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조 원가량 늘어났다.

반면 신한은행의 8월 말 원화 대출금 잔액은 이에 못 미치는 85조4506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내내 조흥은행과의 합병에 주력하느라 자산을 거의 늘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말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앞둔 신한은행의 원화 대출금 잔액(조흥은행 대출잔액 포함)은 81조1696억 원이었다.

고객이 맡긴 원화 예금액도 8월 말 기준 우리은행이 103조570억 원으로 신한은행(102조4784억 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비(非)은행 부문까지 감안한 지주회사의 덩치를 놓고 보면 신한지주가 우리지주를 한발 앞선다.

올해 6월 말 기준 신한지주의 자산은 208조 원이고 우리지주의 자산은 218조 원이다. 하지만 신한지주가 자산 규모 11조 원의 LG카드를 인수하면 총자산이 219조 원으로 늘어 단숨에 순위가 바뀐다. LG카드 고객 정보를 맞춤형 대출 등에 활용한다면 은행 부문 자산을 대거 늘릴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지주는 은행 부문 성장에 집중해 자산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LG카드 인수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을 맞춘 신한지주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지주가 ‘규모’를 중시한다면 신한지주는 ‘내실’을 강조하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상반기 두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 경쟁에서는 자산규모에서 뒤지는 신한지주(1조7321억 원)가 덩치 큰 우리지주(1조6882억 원)를 약간 앞섰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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