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21년을 맞는 가수 이승철. 21일 새 음반을 발매하는 그는 의외의 홍보 카드를 내놨다. 21일부터 영화관 CGV에서 ‘팝콘+음료수’ 세트인 ‘이승철 콤보세트’를 사면 타이틀곡 ‘소리쳐’ MP3 파일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1000원을 더 주면 미니 CD도 받을 수 있다. 이 CD에는 타이틀곡 ‘소리쳐’의 뮤직비디오와 영화 ‘청연’ OST에 삽입된 ‘서쪽 하늘’ 뮤직비디오, 콘서트 자료 등이 담겨 있다. 이 행사는 음반 발매일인 21일부터 10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승철의 소속사 루이엔터테인먼트가 밝힌 CD 한 장당 제작비는 약 400원으로 80만 개의 비용은 추가 비용(인쇄비) 등을 합쳐 3억5000만 원이다. 소속사 이상민 실장은 “추석을 앞두고 영화 관객들에게 이승철 8집 출시를 알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새 음반 홍보 기간을 두 달에서 한 달가량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철 외에도 이색 마케팅을 펼치는 가수가 이어지고 있다. 3인조 여성그룹 ‘씨 야’와 4인조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는 8일 프로젝트 앨범 ‘투 마이 러버’ 발매 전 타이틀곡을 포함해 4곡을 온라인 사이트 ‘맥스 MP3’ 회원들에게 무료 공개했다.
과거 신인들이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나 올해 6월 가수 싸이가 신곡 ‘위 아 더 원’을 월드컵 응원가로 알리기 위해 무료로 파일을 유포한 적은 있으나, 인기 가수들이 앨범 발매 전에 무료로 음원을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 같은 이색 홍보 전략은 음반업계의 지속되는 불황 때문이다. 1억여 원을 투자한 음반이 10만 장도 안 팔리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고 새로운 홍보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색 홍보가 가벼운 이미지를 주면서 가수들의 위상을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가요 산업 자체가 흔들리는 게 사실이지만, 과도한 무료 마케팅은 자칫 공들여 만든 음악에 ‘공짜’ 이미지를 줄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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