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사진)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회 의장 겸 전무는 6일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장단점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과거 신용카드 정책을 예로 들면서 “한국처럼 경제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민간 부문의 문제는 민간이 해결하도록 둬야 하는데 정부 개입이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며 “정부 개입으로 승자와 패자가 불분명해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한 변수’를 한국 국가신용등급의 중요한 리스크로 거론했다. 체임버스 전무는 “전쟁 발발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가능성이 적어도 ‘0’보다는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임버스 전무는 “북한이 갑자기 붕괴하는 상황도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남북의 경제 격차가 큰 상황에서 한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서독은 동독과의 통일 뒤에도 신용등급 하락이 없었지만 한국은 북한의 상황과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험하면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에는 파장을 미치겠지만 단순히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올해 5%에서 내년 4%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높은 교육 및 의료 수준, 잘 갖춰진 인터넷 환경 등은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위스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 전망과 관련해 “앞으로 한 차례 정도 더 금리 인상이 이뤄진 뒤 내년 중반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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