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소비자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외국계 기업에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한국P&G 뷰티케어마케팅 디렉터 출신의 심수옥(44) 씨를 글로벌 마케팅실 상무로 영입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심 상무는 1989년 한국P&G에 입사해 17년 동안 일해 왔다. 그는 삼성전자로 옮긴 직후 회사의 결정에 따라 11월 말까지 미국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거친 뒤 현업에 투입된다.
삼성전자 측은 “임원의 영입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것이며, 사장급이 아니어서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3월에 한국P&G를 거쳐 한국피자헛 이사를 지낸 이관섭(37) 씨를 글로벌 마케팅실 브랜드전략 그룹장(부장)으로 영입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국P&G와 펩시콜라 등을 거쳐 야후코리아 사장을 지낸 이승일(45) 씨를 국내영업본부 전무로, 한국IBM 기술연구소장을 지낸 이호수(54) 씨를 기술총괄 소프트웨어 연구소장(부사장)으로 각각 스카우트했다.
글로벌 마케팅실의 여성임원 이현정(45) 상무도 2003년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서 옮겨온 바 있다.
삼성전자의 전문가 스카우트 노력은 집요하다.
이종석(43) 글로벌 마케팅실장은 “이번에 신임 심 상무를 한국P&G에서 데려오기 위해 2년 넘게 공들였다”면서 “내 경우에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전자가 7년 동안 꾸준히 영입을 제안해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미국P&G를 거쳐 켈로그 한국지사장과 존슨앤드존슨 아태지역 마케팅담당 이사를 지낸 뒤 2004년 8월 전무급 실장으로 삼성에 영입됐다.
P&G 출신이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P&G는 마케팅과 소비자 조사가 강한 회사”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P&G 출신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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