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케팅 귀신’ 모셔요

  • 입력 2006년 9월 7일 03시 01분


삼성전자가 글로벌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계 기업의 한국인 마케팅 전문가를 잇달아 ‘모셔오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소비자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외국계 기업에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한국P&G 뷰티케어마케팅 디렉터 출신의 심수옥(44) 씨를 글로벌 마케팅실 상무로 영입했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심 상무는 1989년 한국P&G에 입사해 17년 동안 일해 왔다. 그는 삼성전자로 옮긴 직후 회사의 결정에 따라 11월 말까지 미국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거친 뒤 현업에 투입된다.

삼성전자 측은 “임원의 영입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것이며, 사장급이 아니어서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3월에 한국P&G를 거쳐 한국피자헛 이사를 지낸 이관섭(37) 씨를 글로벌 마케팅실 브랜드전략 그룹장(부장)으로 영입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국P&G와 펩시콜라 등을 거쳐 야후코리아 사장을 지낸 이승일(45) 씨를 국내영업본부 전무로, 한국IBM 기술연구소장을 지낸 이호수(54) 씨를 기술총괄 소프트웨어 연구소장(부사장)으로 각각 스카우트했다.

글로벌 마케팅실의 여성임원 이현정(45) 상무도 2003년 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서 옮겨온 바 있다.

삼성전자의 전문가 스카우트 노력은 집요하다.

이종석(43) 글로벌 마케팅실장은 “이번에 신임 심 상무를 한국P&G에서 데려오기 위해 2년 넘게 공들였다”면서 “내 경우에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전자가 7년 동안 꾸준히 영입을 제안해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미국P&G를 거쳐 켈로그 한국지사장과 존슨앤드존슨 아태지역 마케팅담당 이사를 지낸 뒤 2004년 8월 전무급 실장으로 삼성에 영입됐다.

P&G 출신이 많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P&G는 마케팅과 소비자 조사가 강한 회사”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P&G 출신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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