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23명 “국회동의 안받은 한미FTA 협상 위헌”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대해 사실상의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한미 FTA 연구의원모임 대표인 김태홍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3명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전원(9명) 그리고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 23명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상대로 7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한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추진하면서 헌법 제60조에 따라 국가 간 조약 체결·비준 동의권을 가진 국회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은 채 협상을 개시했고, 협상과정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 권한을 침해하고 있는 만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7일 국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 배경을 설명한 뒤 곧바로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두 달여 전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권한쟁의심판청구에 대한 논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홍 의원 측은 “여당 의원으로서 정부를 상대로 헌재 소송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현재의 한미 FTA 협상을 이대로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결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